[앵커]
한 달 만에 코로나 봉쇄가 풀렸던 중국 베이징은 불과 사나흘 만에 다시 빗장을 걸고 있습니다.
봉쇄 풀자마자 이번엔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터진 건데 이런 중국식 제로 코로나, 더는 못 참겠단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세계를 가다> 공태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식당 앞이 손님들로 북새통입니다.
한 달 정도 봉쇄상태에서 발이 묶였던 베이징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렸습니다.
[장쑤얀 / 식당 손님]
“(식당이 연다는 소식에) 친구한테 전화 걸어 저녁 약속 잡자고 했어요."
쇼핑몰과 백화점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최대 규모의 명품 매장이 모여있는 베이징의 백화점입니다.
봉쇄기간 쌓였던 소비 욕구를 해소하려는 베이징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명품을 파는 매장을 찾아 물어봤습니다.
[명품매장 직원]
"재고가 없어요. 모든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해요. (봉쇄 풀고 나서 손님들이 많이 오나요?) 네. 지금 보실 수 있잖아요."
이번에 찾아간 곳은 한달 동안 스트레스가 쌓였던 젊은이들이 몰린다는 베이징의 클럽 밀집지역.
그런데 전날까지 북적였다는 클럽 입구에 출입통제선이 내걸렸습니다.
어제 하루 발생한 베이징의 신규감염자 61명이 모두 이곳을 다녀간 겁니다.
베이징의 봄은 나흘도 되지 않아 끝났고, 유흥주점과 PC방 등은 다시 빗장을 걸었습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다시 봉쇄상태입니다.
[코로나19 검사 방역요원]
"(오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죠?) 거기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들어서 오늘 사람이 많아요."
잠시 만끽했던 자유를 다시 뺏긴 베이징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억눌렀던 감정을 드러냅니다.
[위모 씨 / 베이징시 주민]
"돈을 벌 수 없고 생계를 유지할 수도 없습니다. 저희 같은 젊은 사람들은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려는데 국가 정책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을 수 밖에 없고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
대형 쇼핑거리와 가게 앞에 시민들은 다시 사라졌고 방역요원만 보입니다.
[김광상 / 한식당 사장]
"어느 곳 한 곳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다 그러면 똑같이 모든 곳이 다 폐쇄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자영업자 입장에서 교민 입장에서 바람 앞의 촛불 같습니다."
중국시각으로 밤 9시가 다 되어가고 있는데요.
이곳은 베이징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싼리툰의 술집거리입니다.
봉쇄해제로 시끌벅적해야 할 거리에 사람 대신 테이블과 의자만 남아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봉쇄가 해제된 상하이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거지에서 이동을 다시 통제받게 된 주민들은 발끈합니다.
[현장음]
"왜 철문을 잠그는데 이유를 알려주지 않나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전국에서 이어지는 제로코로나 정책에 당국도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방역 당국자는 "비유행 지역에서 맹목적 PCR검사를 시행해선 안된다"고 지적했고 권력서열 2위 리커창 총리도 공식 석상에서 경제상황 위기를 인정하며 방역 지상주의에 쓴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공태현 베이징 특파원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정다은
공태현 기자 ball@donga.com